닉스의 사과문에 대한 "네티즌 행동"의 입장

(주)닉스가 인터넷 사업을 벌이면서 실시한 도메인 공모행사 결과에 대해 사전담합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들의 항의와 시위가 시작된 지 벌써 50여일이 다 되어갑니다.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네티즌 행동"이 구성된 후 10월 25일 1차 성명서를 통해 저희는 (주)닉스의 공식사과와 함께 3억원의 사회환원 조치를 요구하였습니다.

이는 (주)닉스가 이번 행사를 통해 이미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으며 누가 보더라도 사전담합이라는 의혹을 살 수 밖에 없는 협력업체 소유의 도메인을 1등으로 선정한 점, 그리고 네티즌들의 정당한 항의에 대해 익명을 통한 게시판의 도배와 비방 등으로 건전한 인터넷 문화에 역행하는 행위를 한 점 등에 대한 최소한의 요구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닉스는 11월 23일 사과문과 함께 3억원의 금액을 네티즌들의 요구대로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러한 내용은 방송과 신문을 통해서도 보도된 바 있습니다.

1. 닉스에 보내는 글

일단 "....네티즌 행동"은 닉스가 그동안의 잘못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네티즌들의 요구를 일정부분 수용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다만 많은 네티즌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닉스의 사과가 진정 진솔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닉스가 보내온 사과문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진솔하지 못하다는게 많은 네티즌들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네티즌 행동"은 닉스가 보내온 사과문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몇몇 구절을 문제삼아 사과를 거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는 닉스의 입장을 전적으로 환영할 수는 없으나 큰 틀에서 사과를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닉스의 사과가 진정으로 진솔한 것인지의 여부는 지금의 사과문안만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닉스의 태도에 달려있는 것이고 또한 그 판단은 운영진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로서, 네티즌으로서의 시민들이 할 것입니다.

닉스는 명심하길 바랍니다. 이번의 사과만으로 모든 것이 끝난게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닉스는 지금보다 더더욱 무겁게 네티즌들과 이 사회에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닉스가 스스로 밝힌대로 이번 잘못과 반성을 계기로 책임있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것은 단지 선언적 문구가 아니라 앞으로 닉스가 벌이는 모든 사업에서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네티즌 행동"에 참여해온 많은 사람들은 앞으로 닉스가 벌이는 모든 사업을 책임있는 시민으로서 유심히 지켜볼 것입니다. 즉, 이번의 사과가 진정 진솔한 것이었는지를 계속해서 감시하고 검증해 나갈 것입니다.

"...네티즌 행동"은 (주)닉스가 사과문에서 요청한 사항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답합니다.

닉스는 네티즌들과의 화합의 장을 요청하였습니다. 하지만 "...네티즌 행동"은 대다수의 네티즌들이 닉스의 사과가 진솔한 것인지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만남의 장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잘못에 대한 반성과 함께 네티즌들과 화합을 이루는 것은 특정 장소에서 직접 만나 악수를 나눈다고 되는게 아니라 앞으로 닉스가 벌이는 사업 하나하나에 네티즌과 소비자의 권리를 먼저 생각하는 기업윤리의식이 스며들도록 노력할 때 진정가능할 것입니다.

닉스는 3억원의 돈을 제3의 시민단체에 예치할 것이고 제3의 단체는 "...네티즌 행동"에서 선정해달라고 했습니다. 일단 사회환원의 방법과 내용에 대해서는 네티즌들과 충분한 토론과 협의를 거쳐  결정하여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네티즌 여러분들께

그동안 이번 사건의 해결을 위해 불철주야로 참여하시고 격려해주시며 인터넷상에서 잘못된 기업활동은 네티즌의 힘으로 바로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신 많은 네티즌 여러분, 이번 운동은 주체와 객체가 따로 없이 참여하신 모든 네티즌들의 열정과 힘으로 진행되어왔습니다. 우선은 작은 성과에 대해 서로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부족한 것도 많았고,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점도 있습니다. 많은 네티즌들께서 주장하시는 것처럼 닉스와 아이네트가 사전에 담합하고 진행한 이벤트라는 문제제기에 대해 그 사실 여부를 완벽하게 가려내지 못한 점 아쉽게 생각합니다. 진상규명의 문제는 최종적으로 법의 손을 빌려야 하고, 그 마저도 법적 증거의 불충분으로 때로는 진실이 가려질 수도 있기 때문에 "...네티즌 행동"은 처음부터 사전담합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 충분한 행사를 진행한 점에 대해, 그리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도배와 비방을 통해 네티즌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왜곡한 점에 대해서 사과를 요구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서 부족하긴 하지만 공식사과와 사회환원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이 성과는 예전처럼 국가기관이 나서서 해결해주지도 않았고, 법의 힘을 빌어서 나온 것도 아닙니다. 순전히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네티즌들의 의지와 참여, 그리고 공동의 노력을 통해서 이루어낸 것입니다.

저희는 이제 막 한국사회에서 열병처럼 들끓고 있는 인터넷 문화에 아주 귀중한 선례를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법적인 판결보다 더욱 소중하고 중요한 것을 얻었습니다. 모든 기업이 파도처럼 밀려들 인터넷 공간에서 저희는 모든 기업에게 인터넷상에서 기업의 윤리의식과 책임의식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각인시켜 주었고, 인터넷 공간의 실질적 소비자인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기업들이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인터넷 기업들의 관심만 끌기 위한 이벤트 등 잘못된 기업활동에 대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네티즌 스스로의 감시의 등불을 밝혔다는 사실입니다. 이 감시의 등불이 꺼지지 않고 더욱 밝게 빛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앞으로 우리들의 책임과 의무가 될 것입니다.

물론 저희도 반성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바라는 건강한 인터넷 문화를 위해서는 게시판에서의 일방적인 비방이나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이라고 해서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비난하는 일부 옳지 못한 행위에 대해서는 스스로 반성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토론과 대화의 장을 통해 널리 설득해나가고 끈질긴 인내심으로 활동을 지속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네티즌 여러분,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결과에 대해 100% 만족하지 못하고 지금보다 더욱 강경한 의견을 제시하시는 네티즌들의 항의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닉스의 사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이 아쉬운 수용이 더 큰 것을 얻게 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입니다. 몇몇 적절치 못한 문구에 대한 판단을 접고 큰 틀에서 사과를 수용하는 것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박수를 보낼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박수는 격려의 박수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욱 책임있는 자세를 가지고 활동해 나가라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앞으로 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정도에 어긋나지 않게 마무리를 잘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닉스로부터 회수한 3억원을 가장 아름답게 사용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닉스의 사과가 과연 진솔한 것이었는지도 지속적으로 관찰해나가야 합니다.그리고 닉스 건과는 별개로 보다 중요한 일들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지금 이순간에도 부당하게 침해당하고 있는 네티즌들과 시민의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활동이 조직되어야 합니다.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잘못된 것은 공동의 노력으로 스스로 해결해가는 풍토를 만들어가고 지금의 네티즌들과 미래의 후세들을 위해 건전한 인터넷 공간을 창조해내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다시 한번 네티즌 여러분들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1999년 11월 26일

"닉스 도메인 사건 해결을 위한 네티즌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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