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를 차근차근 사용하여 상대편을 무장해제시켜나가는 것이 완전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닉스도메인사건에 대한 강경한 투쟁방식을 원하시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많이 올라오는 것을 보며 닉스의 잘못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다시한번 느낀다.
하지만 무조건 강경한 투쟁방식으로만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싸우는 사람이야 신나고 가슴이 시원하고 통쾌하겠지만....
"...네티즌 행동"은 여러가지 싸움방식을 생각해 놓고 있으며 이번 사이버시위는 그 첫 단계라고 생각한다.
물론 처음부터 아주 작살(?)을 내는 투쟁방법을 선택할 수 있겠지만 일단 우리의 힘을 더 키우고 조직하여 점점 더 투쟁의 강도를 높여가는 것이 궁극적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법률적 대응 또한 "..행동"이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투쟁방법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우리나라의 법률가들이 얼마나 인터넷에 대한 지식이 많을 것인가를.
또한 현행의 법률이 인터넷이나 인터넷기업에 대하여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를.
나는 처음부터 법정으로 문제를 끌고 들어가서는 좋을게 없다고 본다.
법관들이 이 사건에 대해 판결을 내릴 때까지 우리는 할일이 없어진다. 그리고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싸운들 법정에서 닉스 무죄라고 판결이 난다면(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법이 돈없고 빽없는 사람들의 편을 든다는 것이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대단히 힘들다. 돈으로 힘있는 변호사를 사는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임을 아실 것입니다.) 그야말로 도로아미타불이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증거들은 있지만 그 증거들이 증거능력을 가질려면 또한 여러가지 형식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이 또한 우리의 행동을 제약하는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예를 들어 볼까요?
몇년전에 여천석유화학공단 근처의 주민들이 각종 공해병으로 주민들의 피해가 막심해지자 항의시위와 주거지 집단이주요구가 빗발쳤다.
그런데 누가 보아도 뻔한 환경오염에 의한 피해인데도 이를 입증하기위하여 학자들과 정부 측은 역학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역학조사는 적어도 5년이상 10년씩 걸려야 할 수 있다. 이게 과학의 문제고 법률이 가진 문제다. 지금도 이문제는 완전한 해결을 못보고 질질 끌고 있다.
이번 건 또한 오히려 닉스 측에서 법률적 공방으로 가길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네티즌이나 소비자들과 직접 대응하여 문제를 풀어가는 것보다
능력있는 변호사를 고용하여 점잖게 법관들과 이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훨씬 쉽고 자신있을 테니까.
또한 바로 불매운동이나 시상식장을 개판으로 만드는 실력행사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듯 하다.
하지만 한 번 만 더 깊이 생각해 보시라.
현재 우리 사이트에 서명하고 행동할 분들이 10만이 되는가 20만이 되는가?
닉스는 우리나라에서 청바지만 천억 이상 파는 기업이고 이번 이벤트에 대하여 다들 인정하듯이 대단한 마케팅 능력을 가진 곳이다. 또한 10대 20대 치고 닉스 청바지 한벌 없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다.
이제 시작인 것이다.
우리 사이트에 들어오신 네티즌들만의 움직임으로 실력행사하는 것은 화풀이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다. 거대한 사회적 목소리로 만들어야 한다. "...네티즌 행동"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면 정말 청바지 닉스 매장이 파리만 돌아다닐 것 같은 힘과 위협을 느끼게끔 움직여야 한다. 그럴려면 일반 시민들에게도 이런 사실이 널리 알려져야 하며 우리가 그런 활동을 하여야 한다.
"...네티즌 행동"이 불매운동 스티카를 제작해 배포하면 핸드백이나 가방에 열장씩 스무장씩 가지고 다니면서 전철이든, 닉스 매장이든 붙이려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밥 한숟가락 먹고 배 부르지 않다고 투정대는 아이들 처럼 너무 성질급하게 과격한 싸움을 안한다고 야단치지 말아주시라.
다만 이렇게 올라오는 투쟁방법들은 세심하게 기억하고 있다가 때가 오면 더 날카롭고 단단한 투쟁방법으로 사용할 것이기에 다양한 투쟁방법을 제시해 주시는 것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여러번 경험했던 것처럼 사건이 터지면 한바탕 시장바닥처럼 너도나도 한마디씩, 누가 더 험하고 섹시한 욕을 하나 시합하다가 얼마지나면 봄바람에 눈녹듯 사라져버리는 소위 "냄비근성"이라고 이야기되는 것이다. 이 사이트에 들어오면 험한 욕을 갈겨놓고 다음날 아침 닉스 청바지 입은 애인과 닉스 청바지 사러가는 그런 관념적 과격성, 사이버과격성만으로는 절대로 이 싸움에 이길 수 없다.
네티즌들이 산발적으로 여기저기 의견을 올리고 닉스를 규탄한 것으로 닉스가 솔직하게 사과를 하고 네티즌들의 요구에 응한다면 그 닉스는 역설적으로 훌륭한 기업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중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기업이 어디 있기나 했는가? 잘못을 해 놓고도 오히려 국민들을 속이기 위하여 또 다른 거짓말을 일삼아오지 않았는가?
우리도 살다가 잘못할 수 있지 않는가? 물론 이번 잘못은 대단히 심각하여 그냥 잘못했다고 넘어갈 문제는 아니지만.
이번 사건으로 혹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닉스가 파산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닉스를 파산시키기 위하여 이런 운동을 하는 것에는 찬성할 수 없다. 한 기업의 파산은 기업가만의 파산이 아니라 그 기업에 종사하는 종사원 모두의 실직과 아픔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나는 오히려 이번 기회에 닉스가 다시 창업한다는 정신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즉 네티즌의 힘으로 닉스를 개혁해 가는 것이다. 그래서 닉스가 시민의 기업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면 우리모두의 승리가 되지 않을까? 이렇게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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